왜 20만원대 윈도 태블릿은 없을까?

고사양 필요한데다 오피스365 비용 부담도

일반입력 :2014/09/03 16:37    수정: 2014/09/04 14:34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격적인 윈도 라이선스 정책을 들고 나왔다. 올해 4월 9인치 이하 태블릿에서 윈도 라이선스를 무료로 푼 것이 대표적이다. 하드웨어 제조사(OEM)에게 OS 라이선스 부담을 크게 줄여줘 모바일, 태블릿, PC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윈도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발표 이후 무료OS인 윈도위드빙(Windows with bing)을 탑재한 태블릿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무료 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태블릿보다 두배는 더 비싼 가격표를 붙이고 나와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 HP, 한성컴퓨터 등이 국내에 윈도위드빙을 탑재한 9인치 이하 태블릿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모델 기준으로 30만원 초반부터 후반 대 책정됐다.

MS가 직접 만든 태블릿 서피스프로3가 90만원 후반 대에서 시작하는 것과 비교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10만 후반부터 2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8인치 윈도위드빙 태블릿인 가젯8을 지난 2일 출시한 한성컴퓨터는 30만원 가까운 29만5천원에 제품을 선보였다. 한성컴퓨터의 8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2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레노버나 HP도 역시 비슷한 가격에 윈도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제공하고 있다. 레노버는 조만간 30만원 중반에 윈도빙 태블릿을 출시할 계획이다.

OEM 관계자들에 따르면 윈도 태블릿이 안드로이드 태블릿 보다 비쌀 수 밖에 없는 이유는 2가지다.

첫 번째는 윈도 운영체제 자체가 고사양 하드웨어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윈도위드빙은 PC에서 사용하는 윈도8.1과 동일한 OS다. 차이가 있다면 검색 엔진으로 MS 빙이 기본 설정돼 있다는 점뿐이다. 이 밖에는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고 동일한 업데이트 정책을 적용받는다.

윈도위드빙이 PC 운영체제와 동일하기 때문에 저 사양 하드웨어에서는 원활하게 구동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레노버 관계자는 윈도 태블릿 사양이 높은 이유에 대해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사용할 때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저사양 스팩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지만 윈도 태블릿은 목적 자체가 세컨트 PC에 가깝기 때문에 사양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조가사 윈도OS에 기본 탑재된 오피스365에 대해 약간의 비용 부담을 가지게 되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윈도위드빙 태블릿에는 서브스크립션 기반의 MS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피스365’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태블릿을 구매하면 1년 동안은 무료로 오피스365를 사용할 수 있다. SW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MS의 공격적인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조사가 오피스365 라이선스에 대해 지불하는 비용은 없지만 오피스365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고객에게 제공되는 시리얼 넘버 카드를 MS측으로부터 구매해야한다. 비용이 크진 않지만 카드와 관련 서류를 제공하는 데드는 비용 등은 제조사 부담이다.

그렇다 해도 제조사들 입장에서 윈도 태블릿 제조 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이전에도 작은 사이즈 디바이스에 대해 MS는 일반 윈도보다 저렴하게 라이선스를 제공했지만 그마저도 없애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성컴퓨터 관계자는 라이선스비용을 줄인 만큼 하드웨어 스팩향상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같은 가격으로 이전 버전 태블릿에서는 32GB를 제공했다면 이번에 출시된 가젯8은 64GB 저장공간에 쿼드코어 프로세스를 탑재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MS는 제조사들이 다양한 윈도 디바이스를 제작할 수 있게 OEM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

가격 정책으로는 9인치 이하 태블릿에서 윈도 라이선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 이외에도 MS가 목표하는 시장가격을 맞추는 파트너사에게 원래 라이선스 4분의1정도에 윈도를 공급하는 정책도 도입했다.

또 윈도8.1 업데이트버전부터는 구동되는 하드웨어 필요 사양을 대폭 낮췄다. 요구되는 메모리도 줄었고 설치했을 때 디스크를 차지하는 용량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런 조치로 저장공간 16GB 디바이스에서도 충분히 윈도를 설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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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MS가 OS에서 지원하는 기능을 하드웨어에서 구현하도록 요구했던 부분도 대폭 낮췄다. 예를 들어 윈도8에서 지원하는 10점 터치 포인트를 하드웨어에서 지원하려면 고가의 패널을 사용했어야 하는데 이런 요구사항이 없어지면서 더 저렴한 터치 패널을 쓸 수 있게 됐다.

한국MS에서 컨슈머 사업본부 디바이스 파트너 사업부를 맡고 있는 장홍국 상무는 OEM정책 변화에 대해 하드웨어 제조업체는 제품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디바이스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종류의 디바이스에서 윈도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MS의 목표라고 설명했다.